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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2022년 제2차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곱슬’을 명사로 추가한 것,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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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촌사람 2022. 9. 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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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2022년 제2차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곱슬’을 명사로 추가한 것, 하나뿐

 

지난 2022. 7. 8. 2022년 제2차 국립국어원 국어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가 열렸다. 그 주요 결정 사항은 다음과 같다.

 

ㅇ ‘곱슬’의 명사 쓰임을 인정하여 뜻풀이를 수정하고 용례를 추가

ㅇ ‘빨리, 빨리하다’에 ‘~보다 이르게 (하다)’의 뜻풀이 항목을 추가

ㅇ 의미 변화를 반영하여 ‘연락처’, ‘그 나물에 그 밥’ 등의 뜻풀이 항목을 추가 

ㅇ 의미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걸다, 국회 의원, 끼익, 신기, 청가라말, 최불용, -ㄴ지라, -으라’ 등의 뜻풀이를 수정 

ㅇ ‘교례회‘의 원어, 발음, 뜻풀이를 바르게 수정

 

이처럼 결정 사항들을 제법 늘어놓기는 했지만, 알맹이는 딱 하나뿐이다. ‘곱슬’의 명사 기능을 인정하여 뜻풀이를 수정하고 용례를 추가했다. 나머지 것들은 일반인들과는 그다지 관계가 적다. 심하게 말해서 사전학자용이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예전에는 이 표준어 심의회가 분기별로 열렸다. 이젠 되는 대로 열린다. 지난 7월에 제2차 회의를 열었는데, 그 결의 내용은 한 달도 훨씬 지나 지난 8월 17일에야 발표했다. 더욱 한심하다. 

 

명사 기능을 추가한 곱슬 부분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수정 전: '곱슬하다’의 어근.

수정 후: 품사 추가. [명사] 머리카락이나 털 따위가 고부라져 있거나 말려 있음. 또는 그런 모양. ¶곱슬이 심하다./곱슬을 펴다./푸들의 털은 곱슬이라 주인이 잘 관리해 주지 않으면 피부병에 걸리기 쉽다./그녀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얼굴이 기름하고, 앞머리가 약간 곱슬인 데다 눈 가장자리에 가는 주름살 몇 개가 세로로 그어져 있었다. 

 

********

 

국립국어원이 표준어 관리 목적으로 편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날로 심화돼 가고 있다. 손쉬운 예로 표준어에 편입되어야 함에도 그냥 내쳐두고 몰라라 하는 것들이 부지기수다. 그런 손가락질을 하도 오래 받다 보니 방패막이로 만든 게 <우리말샘>이다. 

 

그런데, 정작 이 <우리말샘>이 더 큰 문제와 분란의 화근이 되고 있다. 우선 그 어정쩡해서 무책임한 위상이 문제다. 국립국어원의 해당란에 가 보면 <우리말샘>을 “함께 만들고 모두 누리는 우리말 사전”으로 내걸고 있다. 이것만 보면 분명 ‘우리말 사전’이고, 사전에는 표준어들이 표제어로 올라야 한다. 방언 등은 ‘표준어 000의 사투리(방언)’라고 풀이하여 무엇이 표준어인가를 알게 한다. 

 

하지만, <우리말샘>은 표준어 사전이 아니다! <우리말샘>에 실린 말들의 대부분이 표준어로 인정된 말들만 수록하는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에는 빠져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말샘>에 수록된 말들은 표준어도 뭣도 아닌 어정쩡한 것들이다. 쉽게 말해서 그 말들은 서자(庶子)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말들이 적자(嫡子)이고... 

 

쉬운 예로, KBS의 <우리말 겨루기>에 대비하여 공부하는 이들이 혹시라도 이 <우리말샘>을 국립국어원이 매단 대로 ‘우리말 사전’으로 여기고서 공부하면 큰일 난다. <우리말샘>의 표제어 전체와 뜻풀이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비표준어’ 영역에 속한다. 

 

이런 엉터리 이중 체제가 어디 있는가.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돕는 게 아니라 더욱 헷갈리게 하고 있으니... 

 

이런 국립국어원의 무책임한 태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서 편간된 게 고려대의 국어사전, 곧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이다. 이 사전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제외된 수많은 말들과 <우리말샘>에 들어 있는 것들도 담겨 있다. 그 바람에 국어학계를 제외하고는 이 사전을 선호하는 기이한 현상도 그래서 벌어지고 있다. 전질 3권인데 54만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어서 도서관에서만 대할 수 있지만, 네이버나 다음 포털의 사전 서비스를 통하는 길도 있다. 

 

결과적으로 나라에서 표준어 관리를 맡긴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을 두고 국민들 간의 분리/대치를 부추기는 짓을 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도대체 어느 사전을 쓰라는 말인가...

 

하루바삐 국립국어원은 표준어 교통정리에 나서기 바란다. 국립국어원은 꼴통 보수 늙다리 국어학자나 그들의 학통을 이어받은 답답한 ‘국어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들을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학자들로 교체하고, <표준국어대사전>이 그들의 국어학 이론 적용/실험장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국어사전이 될 수 있도록 확 개비(改備)해야 한다. 그 기본 자료 작업들은 이미 <우리말샘>에서 상당 부분 해놓았으니, 1차적으로는 그것들을 검토해서 처리하고, 그 뒤로 점진적으로 계속 작업해 나가면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의 불신과 그 반작용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으로의 쏠림 현상. 그게 심화되면 우리나라는 우리말을 두고 두 패로 갈리게 된다. 지금도 상당수의 작가들은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말들을 ‘당연히’ 표준어로 여기고서 사용하고 있다. 사전의 표제어로 수록돼 있으므로 그 말들을 의심 없이 써도 되는 표준어라 여기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닌가. 

 

통합된 언어 관리를 통한 문화 발전에의 기여를 명 받은 기관이 그 반대편 길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결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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