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띄어쓰기 실전 문제 8 : 부사/부사어 (2)
3) 낱말 뜻 구분이 쉽지 않아 실수하는 경우
▢ ‘힁하다(놀라거나 피곤하거나 머리가 어지러워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머리가띵하다)’의 부사형 ‘힁하게’는 어려운 표기다. 흔히 ‘휭하게’로 잘못 적곤 한다. 또 ‘쌩하니’와 ‘휭하니’는 다르다. ‘쌩하다’라는 용언에 쓰인 ‘-하니’는 이유를 나타내는 연결어미인 까닭에 그 다음에 어떤 행위/결과가 이어져야 하므로 부사로는 쓸 수 없고, ‘휭하니’를 대신하여 쓰려면 부사형인 ‘쌩하게’로 바꿔 써야 한다.
‘기껏’을 ‘기껏해야’의 동의어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딴에는’과 ‘딴은’도 마찬가지고, ‘또박또박’과 ‘꼬박꼬박’도 그처럼 착각하기 쉬운 말이다. ‘지그시’와 ‘지긋이’, ‘일절’과 ‘일체’의 구분 문제는 아예 이런 종류의 문제에서 약방의 감초 격이다.
‘흠뻑’과 ‘흠씬’은 경우에 따라 서로 바꿔 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무려나’와 ‘아무러면’의 구분은 ‘아무러면’이 ‘아무러하다’라는 형용사에서 전성된 부사라는 걸 알지 못하면 무척 어렵다. 연결어미가 사용된 ‘될수록’과 단독 부사인 ‘되도록’의 정확한 쓰임새 구분도 신경 써서 익히지 않으면 대번에 정답을 고를 수 없다.
이번에 다룰 것들은 그런 것들이다. 낱말 뜻 자체를 명확하게 익혀야 잘못된 것을 제대로 가려낼 수 있다. 좀 까다로운 부분들이 제법 있으니 차분하게들 들여다보시기 바란다. 단번에 모두 다 익힐 수는 없으므로, 처음에는 이해를 하고 그 다음에 기억해두는 순서를 밟는 게 확실하게 재산이 되는 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소릴 듣자 머리가 휭하게 돌더니만 : 힁하게의 잘못. (≒정신이 없을 정도로)
한 마디만 들어도 휭하게 알아채더군 : 휑하게의 잘못. <-휑하다[원]
휭하다? ‘힁하다’의 잘못. 다른 뜻은 없음.
힁하다? 놀라거나 피곤하거나 머리가 어지러워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머리가띵하다.
휑하다? ①무슨 일에나 막힘이 없이 다 잘 알아 매우 환하다. ②구멍 따위가 막힌 데 없이 매우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③≒휑뎅그렁하다.
◈꾸물거리지 않고 병원에 쌩하니 다녀왔다 : 휭하니(혹은 쌩하게)의 잘못.
[설명] ①‘쌩하니’?에 쓰인 ‘-(하)니’는 앞말이 뒷말의 원인/근거/전제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하)니’의 연결어미 용례 : ¶밖의 바람 소리가 쌩하니, 얼른 창문 닫아라. ☞문제 예문에서 부사어로 쓰려면 부사형 어미(학교 문법에서는 ‘보조적 연결어미’라 함)인 ‘아(어)/게/지/고’를 써서 ‘쌩하게’나 ‘쌩하고’로 적어야 함. ②‘쌩하게’의 ‘-게’는 앞의 내용이 뒤에서 가리키는 사태의 목적/결과/방식/정도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참고] ‘-하니’가 들어간 파생어 부사들 : 멍하니/떡하니/봐하니≒보아하니/휭하니/설마하니.
쌩하다? ①바람이 세차게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나는 듯하다. ②사람/물체가 바람을 일으킬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가 나는 듯하다.
◈모처럼 기껏 애써서 만든 기회인데 : 일껏?이 더 나음.
명색이 전국 집회인데도 기껏 해야 백 명이나 모였을까 : ‘기껏해야?’의 잘못.
기껏해 봤자 거기서 거기 아닌가? : ‘기껏 해봤자’의 잘못. <=‘기껏하다’는 없는 말. [구별]기꺼하다≒기꺼워하다? 기껍게 여기다.
[설명] ‘기껏’은 부사. ‘기껏하다’는 없는 말이지만, ‘기껏해야’는 부사. 즉, ‘기껏하다’는 없는 말이므로 ‘기껏 한다고 한 일이’ 등으로 띄어 적어야 하지만, ‘기껏해야’는 독립부사이므로 ‘기껏해야 백여 명’ 등으로 쓸 수 있음.
[참고] ‘-껏’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닿는 데까지’의 뜻을 더하고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이 접미사 '-껏'이 붙어 만들어진 말에는 ‘기껏’ 외에도 ‘마음껏/성의껏/열성껏/욕심껏/정성껏/지성껏/힘껏’ 등이 있으며, 사전에 없는 말 ‘역량껏’ 등도 이러한 생산성과 부합되므로 쓸 수 있는 말.
일껏? 모처럼. 애써서. ¶그는 일껏 마련한 좋은 기회를 놓쳤다; 일껏 음식을 만들어 주었더니 맛이 없다고 불평이다.
기껏? 힘/정도가 미치는 데까지. [유]겨우, 힘껏, 고작
기껏해야? ①아무리 한다고 해야. ②아무리 높거나 많게 잡아도. 최대한도로 하여도. [유]고작, 기껏, 불과.
◈흠뻑 두들겨 맞았어 : 흠씬의 잘못.
고국의 정취에 흠씬 젖어 지내다 보니 어느새 휴가 끝 : 맞음. 쓸 수 있음.
[설명] ‘흠뻑’과 ‘흠씬’은 물에 젖은 상태와 같이 ‘온통/충분히’를 뜻할 때는 둘 다 바꾸어 쓸 수 있으나 매를 심하게 맞거나 할 때는 ‘흠씬’만 쓸 수 있음. <=매를 ‘충분히’ 맞는다는 것도 어색하지만 ‘충분’의 기준도 없으므로. <예>흠뻑(흠씬) 젖다(o); 정이 흠뻑(흠씬) 들다(o); 잠에 흠뻑(흠씬) 빠지다(o); 고국의 향취를 흠뻑(흠씬) 느끼고 싶다.(o)
흠씬? ①아주 꽉 차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상태. ②물에 푹 젖은 모양. ③매 따위를 심하게 맞는 모양.
흠뻑>함빡? ①분량이 차고도 남도록 아주 넉넉하게. ②물이 쭉 내배도록 몹시 젖은 모양. [유]온통, 충분히
◈[고급] 아무러나, 자네 마음대로 하시게 : 아무려나.의 잘못. 없는 말.
아무려나, 그가 그런 일을 했을라고 : 아무러면의 잘못.
아무려면 그런 일을 그가 했을 리가 : 아무러면(≒아무려니)의 잘못.
[설명] ①‘아무려나(감탄사)’와 ‘아무러면(부사)’은 각각 ‘아무렇게나’와 ‘설마’의 뜻에 가까우며, ‘아무렴(‘아무려면’의 준말)’은 강한 긍정을 뜻하는 감탄사임. ‘아무려나’에 보이는 ‘-려나’는 흔히 혼잣말에서 추측을 가볍게 묻는 데 쓰이는 종결어미지만 여기서는 감탄사를 만드는 접사 역할. ②‘아무러면’에 쓰인 ‘-면’이 연결어미로 쓰일 때는 ‘-려면’과 뜻이 같지만,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는 것이 다름(그 밖의 경우에는 ‘-려면’). 그러나, 여기서는 연결어미가 아니라 부사를 만드는 접사 역할. ③‘아무러나’는 없는 말.
아무려나? 아무렇게나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승낙할 때 하는 말. ¶아무려나, 자네 좋을 대로 하게.
아무러면≒설마? 있기 어려운 경우/상태를 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어떤 사실에 대한 확신을 반어적인 의문문으로 나타낼 때 씀. [유]아무렴/암만/암. ¶아무러면 그 애가 도둑질을 했을라고.
[참고]아무러하다≒아무렇다? ①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어떤 상태/조건에 놓여 있다. ②되는대로 막 하는 상태에 있다. ③어떤 것에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에 있다. ¶아무런들≒아무러한들(o)/아무러 한들(x); 암커나≒아무러하거나.
아무려면? ‘아무렴(말할 나위 없이 그렇다는 뜻으로, 상대편의 말에 강한 긍정을 보일 때 하는 말)’의 본말. ¶아무려면, 자네 부탁인데 안 들어줄 수 있나.
◈아무러 한들 내가 너에게 그렇게까지 하겠니?: 아무러한들의 잘못.
암커나 난 상관없네 : 맞음. <=‘아무러하거나’의 준말.
[설명] ‘아무러하다’는 한 낱말. ‘아무러한들’은 그 활용형이며, ‘아무렇다’는 준말. 즉, 아무런들≒아무러한들.
아무러하다≒아무렇다? ①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어떤 상태/조건에 놓여 있다. ②되는대로 막 하는 상태에 있다. ③어떤 것에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에 있다.
◈아뭇튼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니 다행이다 : 아무튼의 잘못.
암튼 우리 한편이 되었으니 잘해 보자 : 맞음. <=‘아무튼’의 준말.
아뭇튼지 얼른 이곳으로 와서 얘기해라 : 아무튼지의 잘못.
[설명] ‘아뭇튼’에서 사이시옷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튼’의 초성이 이미 격음이므로 원칙에도 어긋남.
아무튼지? 의견/일의 성질/형편/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지.
◈넙죽이 엎드려 절부터 올리고 나서 : 맞음. <=‘넙죽이’는 ‘넙죽’?의 유의어.
[참고] 나붓이 절하는 모습이 숙성했더군 : 나부시의 잘못.
나붓이 흔들리는 하얀 고깔 : 나붓나붓(이)의 잘못. 없는 말.
[설명] ‘넙죽이≒넙죽’, ‘납죽이≒납죽’이며 ‘넙죽(이)>납죽(이)’?.
넙죽? ①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너부죽하게 닁큼 벌렸다가 닫는 모양. ②몸을 바닥에 너부죽하게 대고 닁큼 엎드리는 모양. ③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선뜻 행동하는 모양. ☜[주의] ③은 ‘납죽’에는 없는 뜻임.
나부시<너부시? ①작은 사람이 매우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절하는 모양. ②작은 사람이나 물체가 천천히 땅 쪽으로 내리거나 차분하게 앉는 모양.
나붓나붓이≒나붓나붓? 얇은 천이나 종이 따위가 나부끼어 자꾸 흔들리는 모양.
◈하루내지 이틀이면 충분히 갈 수 있어 : 하루 내지의 잘못. <=‘내지’는 부사.
타살 내지는 피살이지 뭐 : 맞음. <=‘는’은 부사에 붙는 강조의 보조사.
내지[乃至]? ①‘얼마에서 얼마까지’의 뜻을 나타내는 말. ②≒또는(그렇지 않으면). ¶이것은 정당성 내지 합법성의 문제.
◈될수록 빨리 일을 끝내자 : 되도록의 잘못.
[참고] 되도록이면 빨리 일을 끝내자 : 맞음. <=부사 ‘되도록’+‘이면(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
[설명] ①‘되도록’은 ‘될 수 있는 대로’의 뜻을 지닌 독립 부사로서, 한자어인 ‘가급적’의 순화어이기도 함. ‘-ㄹ수록’은 연결어미. ②‘될수록’은 점층의 뜻을 지닌 연결어미 ‘~ㄹ수록’의 꼴. 즉, ‘시간이 될수록 초조감은 늘어만 갔다.’ 등으로 쓸 수 있음. ‘~ㄹ수록’의 꼴로 많이 쓰이는 형태로는 ‘~일수록’, ‘~할수록’ 등이 있음. ¶고학년이 될수록 학업량은 늘어가기 마련; 암 치료 환자일수록 영양식이 많이 필요하다;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은 떨어진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렵기 마련이다. ③[고급] ‘되도록이면’은 부사 ‘되도록’+‘이면(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의 꼴인데, 특히 서술격 조사 ‘이다’는 활용을 통하여 어떤 주제에 대하여 문제가 되는 사실을 밝히는 서술어를 만드는 기능을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체언 외에도 조사나 부사, 용언의 어미 뒤에도 붙을 수 있다.
◈정말 그 상황에 딱맞는, 아주 알맞는 말이군 : 딱 맞는, 알맞은의 잘못.
[설명] ①‘딱맞다’는 없는 말 =>‘딱’(부사)+‘맞다’(동사). ‘딱-’이 들어간 부사는 ‘딱히/딱딱/딱따그르르/딱따글딱따글’뿐임. ②‘맞는’(o) : ‘맞다’는 동사. 동사에 붙는 어미는 ‘-는’. [비교] ‘알맞은’(o) : ‘알맞다’는 형용사.
◈딴에는(딴엔) 맞는 말이다 : 딴은의 잘못. (부사로 ‘과연/하기는’의 의미)
딴에는 그도 그럴 듯하군 : 딴은, 그럴듯하군의 잘못. <=그럴듯하다[원]
딴엔 한다고 한 일인데 : 제 딴엔의 잘못. <=‘딴’은 의존명사. 관형어 필요.
[고급] 그 딴 식으로 일할 건가? : 그 따위(혹은 그딴)의 잘못. <=설명 ② 참조.
[비교] 깐에는 한다고 한 일인데 : 맞음. <=‘깐’은 명사. 뜻풀이 참조.
[참고] 제 깐에는 나름 한다고 한 일인데 : 그 나름의 잘못. <=‘나름’은 의존명사.
[설명] ①‘딴에는≒딴(의존명사)+에는(조사)’. 의존명사로 쓰일 경우에는 ‘딴’의 앞에 반드시 관형형이 있어야 함. ¶제 딴에는 한다고 한 일인데. 그러나, ‘딴은’은 부사. ‘딴에는’을 ‘딴은’의 대용어로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딴’은 의존명사이므로 반드시 그 앞에 꾸밈말이 와야 함. (위의 경우에는 ‘제’). ②‘그딴/이딴/저딴’은 각각 ‘그 따위/이 따위/저 따위’의 구어체 준말로 한 낱말. 그러나 ‘그 따위 식’의 뜻일 때 이를 ‘그 딴 식’으로 표기하면 잘못임. 즉, ‘딴’을 ‘따위’의 준말로 독립하여 사용할 수가 없음. ‘그딴 식’으로는 가능함(이때의 ‘식’은 ‘일정하게 굳어진 말투/본새/방식’을 뜻하는 의존명사). ③그럴듯하다≒그럴싸하다. 모두 한 낱말.
[주의] 위의 첫 두 예문의 경우와, ‘제 딴에는 한다고 했다’의 경우는 의미와 기능이 서로 다름. 즉 앞의 경우는 부사로 굳어진 경우이고, 뒤의 경우는 의존명사로 쓰인 것. 이와 비슷한 말로는 ‘깐’과 ‘나름’이 있는데 각각 명사와 의존명사. 특히 ‘나름’은 의존명사이므로 반드시 관형어를 필요로 함.
딴?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기준. ¶내 딴엔 최선을 다한 일이다; 제 딴에는 잘하는 일이라고 여기고 한 일이지만, 우리에겐 골칫거리였다.
깐? ①일의 형편 따위를 속으로 헤아려 보는 생각/가늠. ¶어린 깐에도 보통 때와는 다른 것을 알고 목소리를 낮춘다; 미안한 깐에 사과를 안 할 수가 없었다. ②(주로 ‘깐으로(는)’ 꼴로 쓰여) ‘-한 것 치고는’의 뜻으로, 당연히 그러할 것으로 짐작했던 것과 사실이 다름을 나타내는 말. ¶이부자리는 아주 폭신했지만, 고단한 깐으론 쉬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나름? ①그 됨됨이나 하기에 달림을 나타내는 말. ②각자가 가지고 있는 방식/ 깜냥.
◈어린애인데도 또박이 인사를 잘한다 : 또바기의 잘못.
버릇없이 어른에게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다니 : 꼬박꼬박의 잘못.
[설명] ‘또박이’를 허용하면 ‘또박또박한 사람/물건’으로 오인될 수도 있음. <=[원칙] ‘이/음’이외의 소리로 끝나는 명사형은 어근을 밝혀 적지 않는다.
또바기≒또박?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꼬박꼬박<꼬빡꼬빡? ①조금도 어김없이 고대로 계속하는 모양. ②남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모양.
또박또박하다1? 말/글씨 따위가 흐리터분하지 않고 조리 있고 또렷하다.
또박또박하다2? 발자국 소리를 또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소리가 나다.
◈에라, 이 순날강도놈아 : 순 날강도 (같은) 놈의 잘못. <=‘순’은 부사.
에라이 순 ... : 에라, 이 순... 의 잘못. <=‘에라’만 감탄사.
[설명] ①‘에라, 이 순...’에서 ‘에라’는 실망의 뜻을 나타낼 때 내는 감탄사. ② ‘에라이’는 없는 말로 ‘에라 이 순 도둑놈같으니라고’에서처럼 쓰이며, ‘에라 이 순’은 ‘도둑놈’ 이하를 줄이거나 차마 말하지 못할 때 씀. ¶에라, 이 죽일 놈아; 에라, 이 순 (도둑놈아); 에라 이 자식아, 그걸 일이라고 했니? ③‘도둑놈’은 있지만 아직 ‘강도놈’은 사전에 없는 말. =>강도 (같은) 놈.
순? ‘몹시’ 또는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말. ¶그놈은 순 도둑놈; 이런 순 거짓말쟁이 같으니라고; 넌 몹쓸 악질이구나.
◈그 사람 건은 생무지로 전혀 모르는 일 : 생판의 잘못. 여기서 ‘생판’은 부사임.
[설명] ①예문의 ‘생무지’는 부사 ‘생판’의 잘못. 명사로는 아래의 뜻이 있음. ②‘생판’도 부사와 명사 두 가지 뜻이 있음.
생무지1[生-]? ‘생판’의 잘못.
생무지2[生-]≒생꾼/생수[生手]? 어떤 일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투른 사람.
생판[生-]? 어떤 일에 대하여 전혀 모르거나 상관하지 아니하는 상태.
? ①매우 생소하게. 또는 아무 상관 없게. ②터무니없이 무리하게. [유]백지, 백판, 전혀.
◈한 곳에 지그시 있지 못하겠니? : 한곳, 지긋이의 잘못.
지긋이 눈을 감고 음악 감상을 하는데 : 지그시의 잘못.
[설명] ①한곳 : 같은 곳. 즉, 한 군데의 장소를 뜻하지 않으므로 붙여 씀. ②지긋이? <-지긋하다?.
[원칙] 슬며시 힘을 줄 때에는 ‘지그시’로 적고, ‘지긋하다’의 의미가 살아 있으면 ‘지긋이’로 적음. [한글 맞춤법 제25항, 제57항]
[기억도우미] 지긋한 나이도 아닌데 지그시 눈 감고 오래 버티는 건 힘들다.
지그시? ①슬며시 힘을 주는 모양. ¶지그시 밟다/누르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다. ②조용히 참고 견디는 모양. ¶아픔을 지그시 참다.
지긋이? ①나이가 비교적 많아 듬직하게. ②참을성 있게 끈지게. ¶그는 나이가 지긋이 들어 보인다; 아이는 나이답지 않게 어른들 옆에 지긋이 앉아서 기다렸다. ¶지긋하다1?
지긋하다2<지긋지긋하다? ①진저리가 나도록 싫고 지겹다. ②몸에 소름이 끼치도록 잔인하다.
◈♣‘일절’과 ‘일체’
[예제] 앞으로는 외상 따위는 일체 없다 : 일절이 적절함.
오늘부터는 모든 권한을 일절 네게 맡기마 : 일체의 잘못.
[설명] ‘일체’는 명사와 부사로 쓰이고, ‘일절’은 부사로만 쓰임. 부사 ‘일체’는 ‘모든 것을 다’의 뜻을 나타내고, ‘일절’은 ‘아주/전혀/절대로’의 뜻을 나타냄. ‘일절’은 부사 ‘일체’와 달리 흔히 사물을 부인하거나 행위를 금지할 때에 씀.
[활용] 명사 ‘일체‘의 쓰임 : ①모든 것. ¶사고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지다; 그는 재산 일체를 학교에 기부하였다; 이 가게는 음료 종류 일체를 갖추고 있다; 거기에 따른 일체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②(‘일체로’ 꼴로 쓰여) ‘전부/완전히’의 뜻을 나타내는 말. ¶오늘부터 단속 권한을 일체로 맡길 테니 알아서하게; 여인은 집안사람들에게 일체로 말조심하라고 단속했다.
일절[一切]≒도무지, 아주, 전혀? 아주, 전혀, 절대로의 뜻으로, 흔히 사물을 부인하거나 행위를 금지할 때에 쓰는 말.
◈생각 없이 살지 말고 생각 좀 있이 살아라 : 있게 (혹은 하면서)의 잘못.
좀 있이 산다고 저리 으스대는 꼴이라니 : 맞음.
없이 살아본 사람만이 그 설음을 안다 : 없이(맞음), 설움의 잘못.
[설명] ‘없다’의 반대말은 ‘있다’로 볼 수 있지만 ‘없이’의 반대말로 ‘있이’를 항상 사용할 수는 없음. ‘없이’와 ‘있이’가 각각 ‘재물이 넉넉하지 못하여 가난하게’ ‘경제적으로 넉넉하게’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만 반대의 뜻을 나타냄.
있이?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없이?.
◈여불없이 딱 그 사람 맞아. 틀림없다니까 : 위불없이(위불위없이)의 잘못.
위불없이[爲不-]≒위불위없이? 틀림이나 의심이 없이.
위불위간[爲不爲間]? 되든 되지 아니하든. 하든 하지 아니하든.
◈엉뚱한 소리 말고 직바로/직방으로 말하지 못할까 : 똑바로(혹은 곧이곧대로)의 잘못.
[주의] 이 약은 직방으로 잘 들어 : 맞음. 한자 표기는 ‘직방(直方)(x)/직방(直放)(o)’
[설명] ‘직바로(直-)’는 북한어. ‘직방(直方)’은 ‘곧바로(즉시)’의 잘못. 없는 말.
곧이곧대로? 조금도 거짓이 없이 나타나거나 있는 그대로.
직바로[直-]? [북한어] (구어체) 에돌거나 망설이지 아니하고 곧바로.
직방[直放]? 어떤 결과/효과가 지체 없이 곧바로 나타나는 일.
◈직사게/직살나게/직살맞게/죽살나게/즉살나게 얻어 맞았어 : 직사하게(혹은 즉사하게)의 잘못.
[설명] ①예문에 보이는 모든 표현은 없는 말들로, ‘직사하다/즉사하다’에서 온 ‘직사하게/즉사하게’의 잘못. 그러나 ‘굉장히/엄청/실컷’의 의미로는 ‘직사하게’를 쓰는 것이 적절함. ②같은 예문에서 ‘작살나게’도 쓸 수는 있으나, 이 말은 ‘직사하게’ 맞아서 몸의 일부 또는 전부가 결딴이 날 정도에 해당됨.
직사하다[直死-]? ①≒즉사하다(그 자리에서 바로 죽다). ②‘굉장히’, ‘실컷’의 뜻을 나타낸다.
작살나다? ①완전히 깨어지거나 부서지다. ②아주 결딴이 나다. [유]부서지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울그락붉으락 해지면서 가관이더군 : 붉으락푸르락해지면서의 잘못. <-붉으락푸르락하다[원]
[참고]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푸르락붉으락해지더만 : 붉으락푸르락의 잘못.
[참고] 내내 오르락내리락하더니만 : 맞음. <-오르락내리락하다[원]
[설명]①‘울그락불그락/울그락붉으락’은 아예 없는 말. ‘-으락’은 뜻이 상대되는 두 동작/상태가 번갈아 되풀이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이므로, ‘욹으락’이 성립되려면 ‘욹다’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말에는 없음. ②이 ‘-으락’이 들어간 말로는 위의 말 외에도 ‘높으락낮으락/누르락붉으락’ 등이 있으며, ‘붉으락푸르락‘과 비슷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말은 ‘누르락붉으락’.
[주의] ‘붉으락푸르락’을 ‘푸르락붉으락’으로 어순을 바꿔 쓸 수 없음. (얼굴빛이 붉어진 뒤에 푸르게 되기 때문이며, 바꿔 쓰면 북한어가 됨)
붉으락푸르락? 몹시 화가 나거나 흥분하여 얼굴빛 따위가 붉게 또는 푸르게 변하는 모양. ¶~하다?
누르락붉으락? 몹시 화가 나서 얼굴빛이 누르렀다 붉었다 하는 모양. ¶~하다?
[계속]
Ⓒ최종희. 이 글은 출판사와의 협약에 따라, 저작권이 설정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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