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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가족 모임은 어떻게들 하시는지?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1. 12.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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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온다. 이런저런 송년 모임들이 요즘 가장 잦을 때.

이런저런 엮임과 얽힘으로 안팎 어른들은 바쁘다. 특히 바깥주인 어른들께서.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처럼 바깥 모임들에 지쳐서인지

가족 모임에서는 그 내용이 - 프로그램 면에서- 좀 대충인 집들이 아주 많은 듯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이라면, 가족 모임의 내용도 가장 알찬 것이 되어야 마땅할 터인데.

 

아래 내용들은 내가 해온 내용들 중의 일부.

곧 맞이할 가족 모임에서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전재한다.

 

꽤 시간이 지난 것까지 들추는 이유는 (보시면들 아시겠지만),

그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변화.

특히, 울집 진이공주는 그야말로 엄지공주의 꼬마에서, 지금은 숙녀티를 앞세운

<취급주의 물품>이 되얐따아... ㅎㅎㅎ.  

 

* 좀 길지만, 사진들이 주축이므로 눈 아프실 정도는 아니지 싶다. ㅎㅎㅎㅎ.

 

 

1. 2006년 1월

 

바쁘거나 깜박 잊고 제 때 정리하지 못한 사진들.

꽤 된다. 아니, 아주 많다.

먼 나라 여행기에 속하는 것들은 정리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다.

 

얼마 전 정리 누락분들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것.

바로 아래의 사진들인데, 촬영시점은 작년 연말.

뜬금없이 이런 낡은 사진을 왜 올리느냐 하실 분덜 있겠지만

내 깜냥으로는 어떤 쓰임새들이 있길 바라서이고,

욕심으로는 이러한 행사가 이 나라 전체로 번졌으면 한다.

 

처가에서 주관하는 연말 가족 모임 사진이다.

설날은 사정에 따라 친/처가쪽의 각자 모임이라서 연말에들 모인다.

그런 모임이야 어느 집엔들 없으랴만

소개하고자 하는 건, 저녁 식사후 프로그램이다.

 

저녁식사는  각자 집에서 지정된 메뉴의 음식을 해갖고 와서 모이는 경우도 있고

나가서 외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식의 경우에도 장소와 메뉴 선택에

정성이 들어가서인지 매번 대성공을 거둔다.

적당한 가격의 중국집 가족식당도 있었고, 산돼지고기집, 산채 두부집 등처럼 흔치 않는 곳들인데, 

애써 찾아내어 사전답사까지 한 뒤에 몰려가기 때문이지 싶다.    

 

암튼 식후행사가 꽤 재미있는데, 식순 1번은 각 가정별 10대뉴스발표다.

4가정에서 그 한 해에 치렀거나 겪었던 사건(?)들을 소개하는데

뻔히 알 듯 싶은 것들도 있지만, 10대뉴스로 발표되어서야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우선 발표장비. 꽤 그럴 듯하게 거창(?)하다.

7-8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각자 종이에 써서 발표하곤 했는데

요새는 전문적이다. 파워포인트로 제작해서 가져오기도 할 정도로...

빔 프로젝터도 소형으로 아예 마련해 버렸다. (놀랍게도 값이 예전의 자동환등기 수준)

 

 

가정별 발표 전에, 그 한 해의 주요 공동행사들을 돌아보며

한 해를 되새기는데, 단순히 재미 있기만 한 것을 넘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장면들도 꽤 된다. 이를 테면 작년같은 경우에는

 젊은 조카의 죽음이 그랬다.

 

실물 사례로 들어가서... 가장 완벽하게 준비한 큰처남 것을

원용해서 설명하기로 하자.

큰처남네 2005년 가족 10대뉴스 1위는 둘째 녀석의 1품 등급.

(사실, 제일 꼬마라서 사기 앙양 차원에서 뉴스 순위가 최상위로

조작됐음이 나중에 밝혀지게 된다. 발표용으로 별도 촬영까지 했다나. ㅎㅎㅎ)

 

가족뉴스 2위. 엄마의 전성시대... 사실 이 발표화면에 부속되는 장면들이

몇 가지 있는데, 예를 들면 근무처에서 포상휴가로 중국을 보내줬다든가,

표창과 함께 받은 포상금 봉투 두둑한 것 촬영한 것도 있는데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그리고 시간 절감 목적상, 생략.

두둑한 봉투까지 받았다는 사실은 그날 그 자리에서 처음 밝혀졌기에

다음 번 회식 비용 부담 자원자로 지정되었음. ㅎㅎㅎ

 

 

  3위 맏이 송아의 우수한(?) 성취실적 증명서들.

상장을 열 장도 넘게 받았다는 걸 그때서야 첨 알았음.

(망나니인 줄만 알았음. ㅎㅎㅎ)

 

4위. 둘째 성식의 빼어난 학업 성과 증명서들

(사진 두 장에 담아도 남을 정도로 우수하긴 했으나, 거듭 등장 및 상위순위 매김은

앞서 적은 대로 사기 앙양을 위한 교육적 목적이 더 우선한 듯했음)

 

빛나는 5위. 주인공은 큰처남. 그 날에야 처음으로 밝혀진 사실.

(세상에나)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되어 국무총리 표창받고 +매달 7만 원씩 더 받구,

(총리 표창을 받으면 봉급까지 올라간다는 걸 첨 알았다. ㅎ)

교육감 표창과 장관 표창까지 한 해에 거머쥐었다니... 거참.

(평생 하나 받기두 힘들거나, 못 받은 이두 있긴 있다. 정년때 교감 이상의

공무원들에게 자동 지급되는 근정훈장을 빼고는...)

 

실질적인 1위 뉴스였는데, 발표자의 횡포라는 소릴 들을까봐

자발적으로 등위 조정을 했단다. ㅎㅎㅎ

 

6위. 그 해 처음 국화꽃을 사다가 화분을 20-30개 만들어

꽃을 피우느라고 큰처남 고생 죽사리 했다. 꽃이 핀 다음에는 장관이었지만...

초벌 농사꾼치고는 땀으로 거둔 대성공작. 해서 뉴스 제목이 <한 송이 국화꽃>.

 

 

8위. 전 가족 개헤엄을 면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양재동 수영장 특별훈련 프로그램까지 참여했다나 뭐라나...

그런데두, 올해 여전히 전 가족은 수영장에서 개였다... ㅎㅎ히.

(재미 삼아 끼운 뉴스인 듯했음)

 

 

뉴스 9위. 땅끝 마을에 서다...

땅끝 동네 여행 다녀온 것도 그때서야 첨 알았다.

 

여하간, 맛보기 삼아 소개하면 이런 식이다.

뉴스 제목마다 거기에 해당되는 사진들이 몇 장씩 붙어서

보완설명이 되는 식... 그 중에는 아주 코믹한 사진들만 선별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다른 두 집 것은 건너뛰자. 시간 관계상.

(예컨대, 우리 집 뉴스 1위는 황후마마의 노학생 복귀였고,

2위는 진이공주 한 해에 11센티 성장,

3위는 작년 한 해 내가 19나라를 돌아다닌 일... 그런 식). 

 

여기서 특별히 소개할 것은 장인장모님네의 10대 뉴스 내용이다.

 

 뉴스 1위는 새 차로 바꾸신 것인데 이렇게 적으셨다.

"자녀들이 연합해서 차 사준 일" (세 집에서 모아 무쏘를 마련해 드렸다.)

 

<5위 뉴스 : 감악산 정상 등산한 일>. 사실 이건 우리가 보기에 아무 것도 아니다.

하지만, 평생 쉬지 않고 몸을 움직여 일만 하시고,

 일요일이면 종일 교회에 머무시는 분들인지라,  

등산이니 뭐니 하는 건 꿈도 못 꾸셨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우린 암때나 갈 수 있는 그 등산을...

 

어느 날 두 분이 손잡고 감악산엘 오르셨단다.

회사근무지 변경으로 잠시 여유가 생기신 날에...

평생 처음 해보신 두 분 등산이었단다.

 

아홉 번째 뉴스를 들으며, 우리는 겉으로 웃고 속으로 울었다.

"둘이 같이 새 운동화 사 신은 일".

두 분이서 난생 처음으로 아버님이 돈을 내고

산책용으로 근사한 스포츠운동화를 사 신으셨단다.

그때서야 우리들은 두 분에게 우리들이 늘상 신고 지내는

이름표 근사한 값나가는 운동화가 한 켤레도 없다는 걸 알았다. 

돈을 버시지 않으시는 것도 아니고, 돈이 없으신 분들도 결코 아닌데...   

 

 이 10대뉴스 발표 직전 아버님께서 소회를 적은 걸 낭독하셨다.

그 내용은 이렇다. (사진속 글자 일부가 반사되어 잘 안 보인다...)

 

"세상에 올 때 내 맘대로 온건 아니지마는

이 가슴엔 꿈도 많았지.

내 손에 없는 꿈을 쫓아 밤이나 낮이나

뒤볼 새 없이 나는 뛰었지.

이제 와 생각하니 꿈만 같은데

두 번 살 수 없는 인생 후회도 많아

스쳐간 세월 아쉬워한들 돌릴 수 없으니

남은 세월 잘 해 봐야지

돌아본 인생 부끄러워도 지울 수 없으니

나머지 인생 잘 해 봐야지

나머지 인생 잘 해 봐야지"

 

우리가 보기에 우리들 앞에 전혀 부끄러우실 것 없이

예전에도 열심히 살아오시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신

아버님께서 그런 소회를 연말 모임 장소에서 읊으신 것은

어쩌면 당신의 꿈 돌아보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뭔가를

넌지시 이르시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은 인생들 길지 않으니 후회 없게 열심히들 살라는

우회적인 가르침 같은 것 말이다.

아버님은 그런 말씀을 일절 대놓고 하시지 않는 분이다.

 

여기서 분위기 쇄신. 짜잔!

다음 프로그램 진행.

 

그 다음은 가족간 선물교환.

대상은 가정 대 가정인데 해마다 그게 바뀐다.

작년에는 내가 둘째처남네에서 받고 아버님께 드리는 방식이었지만

그 전해에는 내가 아버님께 받고 큰처남네에게 주었다.  

 

선물 교환 중

 

공주님은 책 한 보따리를 선물로 받고 즉시 펴보심.

 

나는 가죽장갑을 선물로 받구... 공주님은 받은 사랑편지 개봉 중.

(선물 속 카드에다 받는 이에게 몇 마디 꼭 적어넣음. 약속 따위도 있음.)

 

선물들 앞에서 죄다 흐뭇. 아버님은 목하 개봉 중이고,

한 녀석은 기분 좋다고 야호 하면서 뒤로 한 바퀴.

 

공주님의 특별 순서. 할아버지께 바치는 자필 연서 낭독 중.

A4 한 장에 빽빽히 적었는데,

편지 시작이 "할아버지 사랑합니다"로 시작되니까 연서임에 틀림없다. ㅎㅎㅎ.

 

저절로 뒤이어진 것은 뒤풀이.

공주가 편지도 잘 쓰고, 노래도 잘 한다고 하자

한 곡조 뽑으시는 바람에 그만 저절로 진행.

 

 

청중들의 열화 같은 재촉 속에, 드디어 울 공주 노래 한 발 발사

(그런데 무대복이 내복 차림이다. ㅎㅎㅎ.

아파트 겨울 난방이 넘 잘 되는 것두 문제)

 

 

그러자 동갑나기 인서가 그대로 있을 수가 있나.

즉흥 춤판이 벌어지고...

 

거기에다 딸내미를 따라서 해보겠답시고 주책바가지 아자씨 하나도 뛰어들었다.

 

그러자  근엄하신 학생부장님께서도 춤판에 뛰어들고

 

 

결국 난리브루스가 되얐다.

 

그 후에도 자동빵 뒤풀이가 좀더 이어졌지만

너무 길어지니 여기서 시톱...

 

 

 참, 그래두 이것만은 빼먹으면 안 된다.

손자손녀들과 항상 몸으로 함께 놀아주시는 할아버지께서

아이들을 위해 하나하나 특별히 마련하신 팽이와 팽이채.

 

저건 모두 할아버지가 손수 낫으로 깎고 다듬고 심을 박아 만든 뒤

돌아가는 걸 시험해서 무게 중심교정까지 수차례 걸친

완전 100% 수제품들... 그날 아이들은 오래 오래

할아버지의 그 팽이들을 치며 놀았다. 나두 정말 오랜 만에

팽이채 잡고 진짜배기 팽이를 쳐봤고...

 

그리하여....

최영석 장로님과 권성자 권사님이

대장이 되어 이끌어오신

네 가정은 작년 연말도

무사히 그리고 흐뭇한 모습으로

한 해 마감의 손잡이를 천천히 돌릴 수 있었다.    [Jan. 2006]

                                                                                         -시골마을

 

 

 

 

2. 2007년 연말 가족 모임

 

어느 집인들 연말 가족모임을 갖지 않는 집은 없지 싶다.

우리 역시 해마다 하는데, 모임 프로그램 중 두 가지가

다른 집들과는 좀 다른 편에 속한다.

 

하나는 각 가정마다 그 한 해 동안의

10대뉴스를 선정해서 발표/보고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돌아가면서 각 가정을 상대로 선물교환을 하는 것.

그리고, 할 수 있으면 상대 가정으로 편지쓰기를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올리는 연서(戀書?)는 기본이 되었고...

(연서 : 편지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합니다!"로 끝나니깐. ㅎㅎㅎ)

 

행사순서는 식사 --> 10대뉴스발표회 -->선물교환 -->생일잔치 -->여흥.

순서대로 대애충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식사. 형편에 따라 외식이나 집안행사로 치러지는데

올해는 먼 곳에서 오는(울산) 둘째처남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집안에서...

 

그럴 경우에는 각 가정마다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해오는데

공교롭게도 두 처남댁들이 저마다 사정이 있어서

올해는 우리 집에서 준비한 것과 장모님 솜씨로만 치렀다.

 

 

이건 울 마마님이 개발한 퓨전 구절판.

꼬마야채, 양배추, 오이, 색색의 피망과 파프리카에 새우와 오징어가 보인다.

가운데에 3색의 날치알이 있는데, 그게 아주 대히트...

먹을 때는 김에 이것저것 넣고 싼 뒤,

오른쪽에 보이는 참치를 넣거나 김치를 약간 보태면, 입맛 맞추기 끝.

 

 

    

저걸 세 상 차렸는데, 나중에 보니, 빈 그릇들만 무성.

성공예감은 대성공으로 이어졌땅... ㅎㅎㅎ

 

하기야, 우리 집에서 준배해간 것들은 歷代로(?) 히트해왔다.

해파리냉채와 미더덕찜, 대게 찜, 꽃게 찜+회 등이 그런 메뉴들이다. 

 

이어서, 각 가정별 10대뉴스 발표회로 들어가기 전

한 해 동안의 가족모임과 사건사고 돌아보기용 사진 관람.

그걸 보면, 잊고 있었던 일조차도 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위의 화면 역시 그런 건데, 4가족 전부 당진에 내려와서 집에서 멀지 않은 도비도라는 곳을 갔었는데

그때의 사진. 그게 우리 집에는 사진이 없어 깜박 했었는데, 저걸 보고서야, 맞아 참

저기두 갔었지... 했다.

 

이어서 인식이네의 10대 뉴스발표.

1인3역의 초인적(?) 삶을 꾸려나가는 둘째처남이 어지간해서는

제 할 일 제대로 하지 않는 법이 없는데, 올해는 정말이지 눈코 뜰 새 없어서,

파워포인트 작업을 못하고, 한 장으로 때웠다.

(그는 울산의 4년짜리 대형 프로젝트의 관리부장이자, 

파주 모 교회의 안수집사 피택을 받을 정도로 신실하고 욜심히 산다.

주말부부로 지내면서도, 어느 한 가지 일을 소홀히 하는 법이 없따아...)

 

   

인식이네 뉴스는 발생 순서별로 꾸려진 게 특징.

그 만큼 준비할 시간에 쫓겼다는 뜻도 된다.

 

그 중 매주 목요일 밤이면, 울산과 파주를 캠으로 연결하여

가족예배를 드렸다는 게, 눈에 띈다.

 

그리고, 9번째로 오른 <2일간의 외출>이란 제목은 설명이 필요한데,

아이들 둘만 집에 두고 부부끼리 길 나선 것.

아이들을 믿고 그리 해봤다는데, 예상대로 어린 녀석들 둘이 밥 잘 찾아먹고,

잘 지내고... 했다는 후일담이 전해내려온다.

 

연말 모임을 12월23일로 당겨서 했던 것도,

인식이네가 드디어 울산으로 이사 준비를 마친데다,

그 다음날 두 집 세 아이와 한 엄마가 두 달 동안의 필리핀 연수를 떠나기 때문...

 

참,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인식이네 뉴스 발표는 초등3년생인 인식이가 했다.

아이들에게 발표력도 길러주려는 작은 배려가 돋보이는... 

(나도 내년부터는 진이가 할 거라는 말로, 미리 짐을 지웠당. ㅎㅎㅎ)

 

우리 집 10대 뉴스로 가자.

 

이어서 우리 집 10대 뉴스 발표.

 

맛보이기로 몇 장 준비했던 것들 중 일부...

 

 

 

 

울집 1번 뉴스. 맨 처음 집 보러 왔을 때,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해

핸폰으로 찍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초라하게 나와서,

이사 전 동정표와 이사 후 감탄사를 얻는 데에 성공.

 

(사실 저 농가주택을 사서, 제 꼴을 갖추는 데는 온몸의 수고가...

사진 속 좌측 박차장(泊車場)을 뜯어내고 원두막으로 개조하면서 오른손 약지를 다쳤고

그 옆에 있는 허름한 간이창고/야외 화장실을 뜯어내고 세 마리의 개를 위한

'개별장'으로 개조하고 났더니, 동네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

"아 이 집이 옛날의 그 집 맞어?" 소리들을 내세웠다. ㅎㅎ

 

  

저 장면에서... "응 수고들 했어. 애썼어!" 소리가 아버님 입에서 나왔고, 관객들은 박수쳤다. ㅎㅎㅎ

 

윗쪽 좌측 사진이 바로 그 박차장을 원두막으로, 창고 뜯어 내고 '개별장'으로 만든 부분이다.

집도 내외부 개조를 왕창했고. 리모델링 비용으로 약 3천만 원 정도 들었는데

(굳이 밝히는 이유는 혹시라도 나와 같이, 쓸모가 제한되는 전원주택 따위가 아닌,

쓸모있는 농가주택 개량쪽으로 뜻을 가진 이들이 있을까 싶어서, 참고하시라는 뜻에서다.)

   

 

 

 

굳이 사진설명이 필요없지 싶다. ㅎㅎㅎ

 

이 텃밭 개발(?) 관련해서는 소설 반 권 정도, 된다.

한 마디로, 몸수고 실컷 했다. 본래 버섯 농사용 대형 비닐하우스가 세워져 있던 곳인데

그걸 뜯어내고 밭으로 일군 것.

 

얼마나 땅이 다져졌는지, 삽이 들어가질 않아서 곡괭이로 팠다. 150여 평을...

3주 동안 주말마다 정말 손바닥 까지게 일했다. ㅎㅎㅎ  

 

 

 

 

이 부분에서 토를 달자면, 마마님은 한 해에 로또라는 걸, 두세 번이나 살려나...

그런데도, 떡 하니 3등 (숫자 다섯 개 맞는 거... 흐미, 하나만 더 맞으면, 은행 본점으로 가는 거인디... ㅎㅎㅎ)

 

하여간, 울 마마님은 올해 재복이 있는 듯하다.

저 로또는 온 가족을 놀라게 한 일이지만, 나를 놀라게 한 게 또 있으니깐.

 

두어 달 전인가. 통장 하나를 내미는데 보니깐, 흐악...

동그라미가 7개씩이나 붙은 거금.

이른바 적금식 펀드라는 걸 세 해전에 들었다는데, 그 수익율이 물경 66%.

졸지에 몇천 만원의 거부가(?) 되신, 마마님이 을매나 존경스럽던지.

(세 해전이면 펀드라는 게 지금처럼 널리 알려진 시절도 아니었는데... 흥흥)

좀더 들으니, 울 공주님의 몇 백짜리 통장도 펀드로 연계해두었다나...

 

며칠 전, 티비에서 스쳐지나간 경제비타민인가 하는 프로에서

금년도 최고수익율 펀드가 M회사의 65%수준이라고 나오는 것 같던데,

울 마마님은 그보다도 고수준??? 흐악.

 

출연 후 후기 : 이젠 논네 머리도 굳어서, 순발력에서 한참 뒤떨어진다는 걸 절감, 또 절감했다. ㅎㅎㅎ

 

하여간, 발표내용을 죄다 제시할 수는 없으므로, 대충 하고 가면,

 

 

여기서 장면 전환.

선물교환식으로...

 

교환순서는 해마다 바뀌는데, 올해는 우리가 장인장모님한테 받고, 성식이네에게 주기.

 

내가 장모님한테서 받고 있는데, 울 공주님 표정이 희한하다.

(욕심꾸러기... 지 것두 있는디, 지가 먼저 받지 못한다구 입이 절반쯤 비죽... ㅎㅎㅎ)

 

우리가 성식이네에게 줄 차례.

가족별로 준비했는데... 미리 선물 목록을 공개하자면

토끼띠인 큰처남에게는 서리 맞은 배추속 한 상자.

처남댁에게는 무지 야한 꽃무늬 팬티에다가 쓸모도 없는 콘돔 하나 (시험 삼아서 풍선으로 불어보라고...),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쓸모대로, 예비숙녀용품과 정성 조금 들인 문방구류...

 

    

이게 바로 그 날 웃음보따리를 자아낸 알배추...

(처남은 저 배추속을 무지 좋아한다.

토끼띠 표시가 거기서두 나지만. ㅎㅎㅎ)

 

배추 한 포기 꺼내들자, 아이들도 죄다 와아 달려들어서, 입들부터 벌리기 바쁘당.

(교감 승진후보인 큰처남이 하는 짓치고는... 배꼽 잡았다.)

 

명품을 좋아한다고 못 박힌 작은 처남댁은 명품 손지갑을 받았다.

 

작은 처남이 받을 차례쯤 되어서는, 줘야 하는 사람이 안 주려고 해서,

받을 사람이 빼앗으려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흐ㅎㅎ

 

장인장모님은 작은처남에게서 최신식 전기밥솥을 받으셨다.

교체해야 한다고 해서, 필요한 걸 사드리는 걸루 땜방.

 

이어서, 할아버지 할머님께 받치는 연서 낭독 시간...

서너 해전부터 울 공주가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갈 때마다,

편지를 써갖구 가서 읽어드리기 시작한 게 그 효시인데, 이젠 죄다들 한다.

 

사진 중, 맨 오른쪽 아래쪽으로 큰 손녀, 송아의 손이 얼굴에 가 있다.

진이 편지 낭독 중 눈물 닦고 있는 중... 녀석은 그처럼 맘이 여리고 착하다.

 

 

송아의 편지 낭독 시간... 녀석은 지 편지를 읽으면서도, 또 눈물.

 

작년인가, 녀석의 편지 중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의 아빠 엄마가 결혼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태어나 부모님 사랑 받으며 자라낼 수 있게 해주셨으니까요..."

하도 잊혀지지 않아서, 올해 발표회 서두에서 내가 그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하기도 했다.

 

아래는 우리가 각 가정에 써서 전달한 메모글들.

 

 

그림은 죄다 마마님 작품. 

몇 분도 안 되어 이내 쓱쓱하면 생산해낼 정도의

고속크로키 전문가 수준. ㅎㅎ히.

 

마지막으로 그날 여흥 프로그램에서 대박낸 울집 작품.

 

공주와 내가 공동합작한 맨손의 찰리 채플린.

( 당진 집에서 둘이서 연습 깨나 하고 소품까지 챙겨 왔는데도,

막상 무대에 오르니 제대로 안 되더만. ㅎ히) 

 

박수와 폭소는 춤꾼 인서의 즉흥 막춤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두 공주의 본격적인 춤판 공연으로 이어지면서

그 날두 식구들은 모두 실컷 먹고, 실컷 웃고, 실컷 박수 쳤다.

 

그리고 생일이 그 근방인 세 사람이 있어

미리 축하 자리를 가진 뒤 우리들은 자리를 떴다.

속으로 은근히 저마다 감동 한 자락씩을 받아안고서...

 

한 해 뒤 또다시

이런 웃음 담아내는 삶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름대로 부지런히 살아갈 것이고,

그런 삶들에 밑거름으로 충분할 그런 자양분을

우리들은 그날  또 다시 받아안은 셈이었다.         [12 Jan 2008] 

 

 

바로 위의 저 연말 모임을 가진 후 두어 달 뒤, 우리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장모님의 폐암 말기 확진 소식...

그럼에도 가족들의 모든 모임에서, 겉으로는, 구름 한 점 낀 적 없다.

사려/배려 깊으신 장모님 덕분에.

 

그런 분이 얼마 전, 소천하셨다. 이제 지금쯤은 천국에서 이곳 생각 적게 하시면서

 친구들을 제법 사귀시지 않으셨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난 주 금요일 삼칠일을 보냈다.      [4 Dec.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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