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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국화꽃(中輪菊) 귀경들이나 허세유!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1. 12. 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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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국화꽃(中輪菊) 귀경들이나 허세유!

 

올해는 작년과 달리 중륜과 대륜국을 좀 키워볼까 해서, 꺾꽂이를 부지런히 했다.

작년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는 대로, 얻고 줍고 해서...

 

식당에 음식 먹으러 가서도

이쁜 게 눈에 띄면 주인장한테 알랑방귀를 뀌어 한 줄기 얻어내고

이발소에 가서도 그렇게 해서 한 가지 얻어오고

심지어는 묘소 앞에서 버려지는 국화꽃도 주워다가

그걸로 꺾꽂이를 했고, 키워냈다.

그리고 뿌리를 내리면 그걸로 다시 꺾꽂이 번식을 시키고...

 

그렇게 하여 30여 개의 화분과

꽃밭 대여섯 군데에 국화 군생지(群生地)를 만들었다.

 

요새 그 녀석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대륜국들은 봉오리가 이제 막 기지개를 켜려는 중이고.

 

지난 일요일, 그 동안 화분에서 자라던 녀석들 중에서

절반 정도를 노지로 옮겨 심었다.

자리를 잡고 겨울 지내고 나서는 그 자리(노지)에서 제대로 터 잡으라고...

 

그 동안 꺾꽂이로 화분에서 자라오던 장미 13그루와 아기범부채 무더기,

사질토에서 뿌리 번식을 해오던 자란(紫蘭)... 등등과 같이 

노지에서 월동 훈련을 시켜야 할 다른 녀석들을 옮기는 김에, 같이 해줬다.

그 바람에 오후 내내 허리 한 번 제대로 못 펴고, 상 '노가다'를 했지만도. ㅎㅎㅎ 

 

그리고서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들이다.

그러니까 어제 월요일 아침 출근 직전의 녀석들 모습.

 

한 해 내내 내 손길이 가서 머문 녀석들이어서 그런지, 

꽃들이 더 이쁘다~  하하하하.

 

 

 

 

 

 

 

 

 

 

 

 

 

 

 

 

 

 

 

 

 

 

 

 

 

 

 

 

(보셔서들 아시겠지만, 국화꽃들의 색깔은 참으로 다양하다.

국화차로 쓰이는 감국(甘菊)의 노란색과,

조화용으로 쓰이는 흰색들이 눈에 익은 분들에게는 특히나 그렇지 싶다...) 

 

 

 

 

 

 

 

 

 

 

 

 

 

 

 

이 녀석들은 현재, 마당가 두 군데와 꽃밭 좌우,

그리고 뒤꼍과 개집 옆, 원두막 뒤... 등에서 흩어져 자라고 있다.

(그렇게 여러 군데에 나누어 심었다. 내가 이곳 당진을 떠난 뒤에도

누가 이 집을 사서 들어와 살 때, 집 전체가 국화향기에 덮이라고. ㅎㅎㅎㅎ)

 

이 녀석들은 내가 기르고 있는 10여 종의 대륜국(大輪菊) 중의 일부다.

꽃송이가 中菊보다도 두어 배 이상 커서 한 손으로도 넘친다.

녀석들의 개화 시기는 中菊에 비해 10여 일 정도 늦다.

보고 사진은 녀석들이 활짝 개화한 뒤에 올릴까 한다.  

 

 

 

  

 

우리 집의 대표적 추녀(秋女)인 최진 공주....

국화꽃을 희롱하고 있는 건지, 국화꽃에게 희롱 당하고 있는 건지

이 아비는 잘 모르겠당. ㅎㅎㅎ 

 

 

 

울집 국화꽃의 고정 쓰임새* 중 하나...

꽃을 무쟈게 좋아하시는 장모님께

이처럼 해마다 국화꽃 바구니만도 두 어 개씩은 헌상되곤 한다.

 

위에 적은 것처럼, 아직 대륜국들은 활짝 피기 전이다.

봉오리들의 귀염짓이 한창. 두어 주일 뒤면

그 대륜국들로 바구니 넘치게 꽃바구니 해다 드릴 수 있을 듯도 하다.

어쩌면...

 [주  : 국화꽃은 꽃이 진 뒤에도 그걸 모아서, 큰 접시 같은 데에 물을 담은 뒤 그걸

          물 위에 띄운 다음 (될 수 있는 한 많이), 방안/거실 책장 같은 데에 놓아두면

          천연 가습기가 된다.  그것도 끝내주게 은은한 향기가 배어나는...] 

 

진이 생일 사진(아래) 자리에서 보이시는 장모님 모습이

천만다행으로 그때까지는 그래도 버텨내실 듯도 하고...

 

마음속의 꽃바구니 하나를 들고서

장모님을 바라보는 내 가슴은 풍수지탄(風樹之嘆)*으로 젖어온다.

 

< 2009. 10. 24  파주 장모님 댁에서 생일 잔치 중인 최진 공주>

 

[* 주] : 풍수지탄(風樹之嘆)은 아래 시구에서 나온 말.

            樹欲靜而風不止,子欲養而親不待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코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 

                                                                                           [Oct. 2009]

 

** 이것은 2년 전의 내 네이버 블로그 글이다.  얼마 전 강원도의 강정임 님이시던가,

   국화꽃 사진을 올리신 걸 보고, 짬이 되면 울집 국화꽃 사진들을 보여드리겠다고

   댓글로 약속한 것이 있기에, 그 약속을 지키려 올린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저 중륜국들보다 한참 꽃송이들이 큰지막한 대륜국 사진들을

   올리려 한다.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요즘 내 초고 작업이 한창 막바지이긴 하다. ㅎㅎ

 

   이걸 올리면서 보니... 장모님께서는 우리의 기원 이상으로 2년을 더 버텨주셨다.

   그때가 한창 위기에서 우리들 모두는 정말 노심초사했는데...

   그래도 아쉽지만, 우리에겐 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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